박찬옥 감독의 영화임을 알고 봤지만 영화는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난 후에도 평론가들의 글은 보지 않는다. 영화의 해석은 독자의 느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평론가의 글을 찾을수 밖에 없었다. 물론 평론가들의 말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영화 '파주'는 처제와 형부의 불륜을 묘사한 영화인줄 알았다.
적어도 '금지된 사랑'이라는 애틋한 감정을 그린 영화인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서도 그 애틋한 감정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제목이 왜 '파주'가 되어야 하는지 궁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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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좋은 배우 이선균과 신인배우 '서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서우'는 처음 보는 여배우였지만 인상깊은 연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 파주, 변화와 상실의 혼란스러운 공간.
영화는 점차 개발의 변화를 맞고 있는 파주를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개발로 인해서 도시화가 되어가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개발로 인해 갈곳을 잃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파주'는 이렇게 우리 시대에 변해가는 시대의 혼란스러움을 말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도 '파주' 가 겪는 혼동과 혼란스러움과 비슷하다.
'파주'는 사람들에게 꿈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꿈을 꾸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곳으로 밀려들고 그곳에서 꿈을 잃어 버린 사람은 하염없이 다른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파주'는 개발과 변화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 그 남자의 파주 "
남자는 도피처로 파주를 선택한다.
시대에 저항하여 지명 수배로 쫓기는 남자, 해서는 안될 선배의 여자를 사랑한 남자, 그리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 그녀의 아이를 다치게 한 남자. 이 남자는 '파주'로 갈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것에서 절망을 느끼지도, 희망을 느끼지도 못한다.
남자는 특별한 꿈을 꾸며 '파주'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목회자의 길을 포기한 것도, 다시 서울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남자에게는 피할수 없는 선택이었다. 혼란스러운 남자, 뿌연 안개가 자욱한 미래의 시간만 존재할 뿐이다. 남자는 '파주'에 그저 방향을 찾지 못한채 머물러야 했다.
영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을 꿈꾸는 한 남자의 복잡한 마음을 '파주'라는 공간을 통해 담고 있다.
남자는 세명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첫번째 여자는 이루어질수 없는 유부녀였다. 선배의 부인이라는 것, 그리고 이루어지기 어려운 세상을 꿈꾼다는 것. 그 두가지 모두 그는 넘어설수 없었다.
두번째 여자는 모든것을 체념한 그에게 다가온 사랑이다. 거창한 미래를 약속할수 없었던 남자가 그토록 두려워 했던 사랑인지도 모른다. 체념속에서 새로운 희망이 생겨날때 불의의 사고로 그의 곁을 떠난다.
세번째 여자는 처제다. 그가 숨겨야할 엄청난 비밀을 가진 여자. 그리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죽은 여자의 동생. 하지만 이 여자도 해서는 안될 금기된 사랑이다.
" 그 여자의 파주 "
여자에게 '파주'는 변하지 않는 익숙한 공간이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준 집이 있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언니와 함께 사는 곳이다. '파주'는 그녀를 보호해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변화를 원치 않는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사랑하는 언니를 한 남자가 차지해 버렸다. 언니와의 공간도 그 남자가 차지해 버렸다. 하지만 그 남자를 미워할수가 없다. 어쩌면 그 남자를 사랑하는 지도 모른다. 변화가 두려운 그녀에게 이 남자의 등장은 '상실'의 의미로 다가왔다. 언니를 잃고 사모하는 남자를 잃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파주'를 떠나 본적이 없던 여자는 세번 '파주'를 떠나게 된다.
형부를 미워해서 떠났던 처음, 그녀는 언니를 잃었다. 그리고 언니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영원히 알지 못한다. 형부를 사랑해서 파주를 떠났던 두번째, 그녀는 자신의 기억속의 '파주'를 잃었다. 그녀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왔을때에는 예전처럼 조용한 공간이 아니었다. 개발의 바람속에 밀려나지 않으려는자의 치열한 투쟁만이 남아 있었다.
세번째 파주를 떠날때, 그녀는 사랑을 잃었다. 언니의 죽음에 숨겨 있는 비밀이 바로 자신의 실수라는 것을 영원히 깨닫지 못한채 떠났다. 그녀가 알고자 했던 진실을 잃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파주'를 떠날때 그녀 주위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인다.
영화는 처제와 형부의 금지된 사랑을 담은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아닌것 같다.
'파주'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통해서 남자와 여자와의 만남과 이별의 묘한 교차점을 만들고 있는것 같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상실'의 실체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남아 있는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결코 거짓 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는 감정 또한, '진실'과 '거짓'사이에서 수없이 방황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신인 여배우 '서우'의 연기와 이선균의 연기가 인상깊다. 몇번을 봐도 이해를 하지 못할것 같긴 하지만 아마도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다음에 박찬옥 감독의 영화가 나온다면 마케팅과 영화의 내용이 일치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불륜을 기대하거나 노출씬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분명 실망했을 것이다. 물론 이선균씨의 탱글한 엉덩이가 나오긴 하지만...나는 즐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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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보고 싶은 영화지만 아직 못보고 있네요.
저도 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간 부분의 글은 살포시 넘겼어요.
이선균의 엉덩이를 기대해 보면서 조만간 챙겨 보겠습니다. ㅎㅎ
평가가 극과극인 영화죠. 저는 괜찮게 봤습니다. 물론 마케팅이 좀 아쉽긴 했죠. 뭔가 속은 느낌이랄까요. ^^
'파주'라는 영화제목이 많은 걸 내포하고 있는 듯 싶었는데, 역시 그랬군요.
가볍게 생각하고 본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가 있죠.
홍보의 방향과 상충되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네요.ㅎㅎ
저도 이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무언가 여운이 가는 영화, 관념적이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것 같아요.^^
가신 분의 명의로 남은 것들을 정리하느라 바쁜 하루였습니다.

눈과 바람과 추위에 세상은 꽁꽁 얼었고, 이리저리 동분서주 마음은 착잡했습니다.
날이 섰던 아픔의 모서리도 시간의 흐름에 점점 닳아 가는 듯합니다.
오랜만에 올리신 영화 관련 포스팅에 반가움입니다.
누리꾼들의 평판이 극과 극이네요.
같은 공간과 시간을 지나오지만 우리들 각자는 서로 다른 기억을 담는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오다 “사랑하면 클난다”에 뿜었습니다. ㅋ
파주. 현실에서의 제 삶에서도 파주는 아픈 기억의 도시입니다.
개츠비님 파일 공유 좀... 에효~
그러셨군요. 날씨가 춥기도 해서 어려운 걸음이셨을것 같습니다. 기억이 부르는 날이 가끔 찾아 오겠지요.
영화를 보지만 글은 올리지 않았죠. 스포일러가 만발한 글들이라 감상평 쓰기도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아마 숲님이 보신다면 더 좋은 감상평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보는 사람마다 느낌과 포커스가 너무도 다르더군요.
저도 군대 훈련소가 파주에 있었지요. 요즘은 참 많이 변한것 같습니다. 가끔 태그에 심퉁맞는 단어를 쓰긴 하는데 알아 채시는 분은 거의 없더군요.^^ 저도 다음에서 다운받아봤습니다.^^
아아. 영화를 보는 동안 이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 후에 평론가의 말들도 알듯 말듯 하고
몇번을 더 본대도 이해가 될지는 알 수 없고, ...
어렵네요. -.-a
차라리 형부와 처제의 애틋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 이야기라면 오히려 어땠을랑가. -.-;
물론, 그렇대도, 이 영화 자체가 가진 매력이나 힘이 있다면 그걸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구요.
흠흠. 파주는 제가 사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군요.
혹시 G가 그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국민들아 강바닥 좀 파 주! ^^
우리는 그래야죠. 네 무덤을 '파 주'마! ^^;
어째 우리의 답글에서 이제 정체불명의 G는 필수 등장인물이 된 것 같습니다.
※ 여기서 G는 특정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후우.
사실 전 좋게 봤습니다. 관념을 언어와 영상으로 만들어 내는게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가 주는 영상미와 주인공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강바닥을 파~주 라고 할땐, 먼저 손바닥에 침을 퉤퉤 뱉고 대퇴부에 하복부의 근육에 힘줄을 당긴후, 오른팔과 왼팔의 유기적인 힘의 분배에 신경을 쓰면서 열심히 파야 할것 같습니다. 물론 강바닥이 아니라 무덤이겠지요. 아마도 G의 삽은 끝이 뾰족해서 사람들의 마음까지 후벼파나 봅니다.
파주를 교집합으로 하는 답트랙백, 날려봤습니다.
요즘은 트랙백이 '주고 받는' 개념이 아닌 것이 대세인지,
아무리 보내도 받기는 힘들던데... 큭.
몸소 대세에 거슬러 봤습니다.
삶은 교집합을 통해서 느끼는 거겠죠.
다른것 같아도 다름이 아닌것이 영화와 현실이 아닐까요. 흠흠.크큭..
대세를 거슬러 오르는 것이 꼭 연어만 있겠습니까. ^^
몇 번을 보아도 또 보게 만드는 영화라면 정말 잘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에겐 12몽키즈가 그랬었다죠...
보아도 보아도 새로운 디테일이 보이거나, 자꾸 생각나거나... 잘 만든 영화의 묘한 매력입니다.
작년에 보았던 영화중에 좋게 보는 영화중의 하나입니다. 영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영화도 마케팅과 직접보는 시선이 달라서 그렇지, 여러모로 오래 기억될것 같은 영화인것 같습니다. 꼭 보세요.^^
기대하고 있던 영화인데요. 집에서 며칠 쉬는 동안 챙겨봐야겠습니다.
저도 이선균의 탱글한 엉덩이는 별루지만 웬지 더 기대되네요.
제가 바란 노출도 이런 노출은 아니었던게지요. 이선균씨가 멋있긴 하지만, 제가 바란 노출은 그의 노출은 아니었던것이지요.크큭.. 시간 되면 사랑하는 그녀와 꼭 보시기 바랍니다. 꽤 여운이 긴 영화가 될것 같네요
솔직히 서우를 보기 위해 봤던 영화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라는 점은 생각하지 않았더랬죠. 그러면 기대가 커질까봐. 영화를 다 본 후 들었던 느낌... 공허함?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무엇을 견뎌야 하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뭐 그런 생각을 했더랬죠. 그게 참 무섭습니다. 절대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마도 스스로에 대한 한계와 유한성을 느끼겠죠. 얼마 전 제 글에서 썼던 절망이라는 단어에 대한 풀이인데, 절망...
에고.. 말이 길어집니다. 아무튼 파주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여기서 다시 보네요. ㅎㅎ
여배우가 연기를 잘하더군요. 불륜을 코드로 했지만 불륜만을 위한 영화는 아닌것 같습니다. 이선균의 엉덩이를 기대한것은 아니었습니다.^^ 암튼 기억에 오래 있는 영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