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에는 물난리가 나고 또 어느 곳에는 하루종일 햇빛이 따갑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날씨 차이가 많이 나는게 조금은 신기 합니다. 휴가철이 다가오는가 봅니다. 여기 저기서 휴가에 대한 이야기가 꽃을 피웁니다. 주머니는 얇아 졌어도 멋진 휴가에 대한 소망은 커져만 갑니다. 일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는 달콤한 휴식을 주고, 매일 반복되는 긴휴가에 힘들어 하던 사람들에게는 내일을 꿈꾸는 보람있는 휴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 보이는 것
동네 골목에 작은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이름은 슈퍼마켓 이지만 물건 고르기도 버거울 정도로 작고 협소합니다. 그곳에는 나이든 할머니와 늙은개가 있습니다. 가끔 물건을 사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 서면 늙은 개가 힐끗 한번 쳐다보고 꼬리르 흔듭니다. 그러면 의자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봅니다. 매번 같은 풍경 입니다.
월드컵이 동네의 치킨 가게를 습격하던날 새벽에 편의점을 가기 위해서 밖을 나갔습니다. 가는 길에 작은 슈퍼마켓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그곳에 들어갔습니다. 졸고 있던 늙은개가 고개를 내밀고 쳐다 보고 꼬리를 흔듭니다. 책상에 머리를 숙인 할머니는 그래도 고개를 들지 않습니다.
과자 몇개와 음료수를 고르고 계산대로 가자 늙은개가 갑자기 낑낑 거리기 시작합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졸린 눈으로 쳐다봅니다. 밤에도 장사하냐고 묻는 말에 장사가 안되서 밤에 담배라도 팔아야 된다고 대답합니다. 낯선이가 가게 문을 나서자 늙은 개는 다시 고개를 떨굽니다. 슈퍼마켓을 밝히는 백열등의 불빛이 덥게 느껴집니다.
다음날 오후에도 슈퍼마켓의 풍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졸린눈의 늙은 개와 할머니의 모습이 유리문 너머로 얼핏 보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할인마트와 편의점이 참 많습니다. 몇발자국 걸어가면 편의점 간판이 보입니다. 할머니의 삶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 2 사라지는 것
대형 전자마트가 들어서자 옆 건물의 컴퓨터 가게가 점포세를 붙입니다.
재개발이 확정된 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소개 업소가 개업을 합니다.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용달 트럭이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도로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음식점과 점포들이 늘어 갑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은 스산한 풍경을 만듭니다.
할머니가 계시는 슈퍼마켓에서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형 편의점이 오픈 준비를 합니다. 노란색 간판이 달리고 밝은 형광등이 설치가 되고 은행의 ATM기가 설치가 됩니다. 이 좁은 도로에 편의점과 슈퍼마켓이 몇개인지 모르겠습니다.
며칠이 지난후부터 할머니의 슈퍼마켓은 불이 꺼져 있습니다.
희미한 백열등으로 환하게 불을 밝히던 가게에는 초록색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습니다. 할머니의 모습도 늙은개의 모습도 더이상 볼수가 없습니다. 초라해 보이는 건물이 할머니의 얼굴에 그려있던 주름의 깊이만큼 스산하고 우울해 보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들이 나타나고 사라지는것 같습니다. 비슷한 풍경인것 같지만 너무도 다른 풍경입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모습을 발전과 번영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픈 모습이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지키고 있던 슈퍼마켓의 셔터앞에 점포세 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에 희망을 심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또다른 좌절을 맛볼지도 모르죠. 하지만 더이상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은 볼수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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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합니다. 저는 비를 싫어해서 좋긴한데 무더운 여름 날씨를 식혀주기에 장맛비 만큼 좋은 것도 없죠. ㅎㅎ
대형마트가 슈퍼마켓 수준으로 동네 곳곳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편의점은 또 얼마나 많나요.
구멍가게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니 어릴 적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ㅜㅜ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ㅎㅎ 그래서 요즘 죽을 맛입니다. 햇빛이 너무 강렬하더군요^^ 동네 편의점도 그리 잘되진 않나 봅니다. 삶이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갈곳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거대자본의 위력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서민들입니다. -.-;;;
경제권력에 대한 제어가 되지 못하는 정치권력.
아니, 오히려 경제권력과 한통속인 정치권력.
그들의 팀플에 의해 서민들의 생계 기반 붕괴는 가속화되네요.
어쩌면 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자본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늙은 개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ㅜ.ㅜ
늙은개의 신통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주인의 일상에 따라서 밤을 지새우다 보니 개도 많이 늙어 보이더군요. 말씀 하신대로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주인과 함께 주름살만 깊어가는 늙은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밀려 사라져버리는 느낌이랄까...
지금쯤 할머니는 어디서 어떤모습으로 계실까요...
씁쓸한 장면같습니다. ㅠㅠ
할머니와 늙은개의 모습을 볼수 없어서 마음이 짠 해지더군요. 때로는 흑백 풍경속에서 세상의 흐름을 찾곤 합니다.^^
동네 슈퍼들이 정말 슈퍼마켓에 사라지고
헌책방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고..
그렇게 어느덧 .. 주변에 스며드는 군요.
알게 모르게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새롭게 나타나는것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바뀌는 풍경속에 사라지는 것들이 그리워 지는 날이죠^^
이제는 삶에서 조차 흑백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카메라만 없어지는 줄 알았는데...
정말 사라지는 것만을 회상만 하는 미래가 될까요?
많은 생각이 오갑니다.. 좋은 수필 고맙습니다.
저희 빛창 블로그에서
빛창 130만돌파기념 퀴즈 이벤트를 합니다.
방문하셔서 퀴즈 이벤트 참여 부탁드립니다.
http://www.saygj.com/notice/720
새로 생겨나는 것들보다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것들에 부척 익숙해진 요즘입니다
저도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ㅎㅎㅎㅎ
가끔 문득 생각나는 풍경들이 바로 이런 풍경이더군요. 나이를 먹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억이 또렷합니다.^^ 쥐도 모르게 민간인을 사찰하는 사건이 생겼죠. 설마 쥐도 몰랐을까 의심하고 있습니다만. ^^